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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C] 후기 그리고 미래의 후배들에게 하는 몇가지 조언,
호비한국본부
2017-05-16 13:28:00

인생에서 열흘이라면 정말 짧은 시간,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에서 조차,

그 열흘의 시간이 정말 찰나의 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한국 나머지 23명의 친구들 동생들과 함께, 새로운것들을 배워나간 열흘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글을 남기고자 한다,

내가 조금이나마 그곳에 대해서 알고 갔으면 더 잘 지냈을 텐데,

더 보람되게 보냈을 텐데 하는 그런 아쉬운 부분,

나중에 4기 5기 후배들이 WLC에 가기전에 내가 쓴 글을 읽고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호비에서 있었던 일들을 세세히 말하거나, 무엇이 재미있다거나 하는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그것은 가서 직접 느끼는 것이 백배 천배는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발하기 전 처음의 기분은 환상이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만나고 친구로 남아서 나중에 먼 미래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되어

세상을 호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이상정인 꿈,

아니, 그렇게 높고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고 배워가는것을 즐기는 나에게는 환상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곳에 처음 도착해서 직면한 것은 실망이었다,

언어라는 장벽,

민사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나는 영어에 대해서 최소한의 프라이드는 있었다,

솔직히 그렇게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SAT 나 토플 같은 공부를 하면서 높은 점수를

얻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내 영어 실력을 조금 자만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주입식 교육, 아니 굳이 주입식 교육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한국인

스스로 하는 공부법에는 한계가 있었다,

리스닝과, 스피킹,

내가 미국 WLC를 갔다와서 제일 싫어하게 된 단어는, pardon 이었다.

말을 잘 못알아들어서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할 때 쓰는 표현인 pardon은,

내가 말을 꺼낼때면, 어김없이 터져나왔고, 과장 안하고 저 단어 50번 이상은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말을 하기를 주저하게 되었고,

사람 많은 곳에서는 항상 조용하게 과묵을 지키고 있었다,

가끔씩 나에게 질문을 할 때, 나를 위해서 모두가 침묵을 하고 대답을 기다려 줄 때,

그럴때만 대답을 했다, 그래서 미국애들은 내가 과묵하고 분위기 있는 아이인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말 하는 것을 즐기던 나는,

호비 캠프에서 거의 항상 외국애들 앞에서는 먼저 말 꺼내기를 주저하는 나 자신이 한심해 보였고,

호비캠프를 왜 왔을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기분에

하루하루가 단순한 시간때우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하루 일정의 삼분의 일 이상인 패널 시간,

저명인사들이 와서 하는 스피치 들은, 비록 나 자신을 소의 수준으로 격하 시키기는 싫었지만

말 그대로 소 귀의 경 읽기였다.

대부분의 한국애들이 그랬다, 그래서 우리는, 강철환씨(『북조선 탈출』의 저자 )가

처음으로 한국으로 스피치를 했을 때, 정말 감격했다.

미국이라는 먼 타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듣는 한국어로 된 스피치였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이 스피치가 거의 내가 유일하게 제대로 이해한 스피치였다.

그런식으로 귀와 입이 막인 채,

이틀이 지나고 삼일째가 오기 전까지는,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에 대한 답답함과 소외감,

영어를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램과 아쉬움 뿐이었다.

특히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나로써는,

내년이면 미국에 유학을 가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과연 유학을 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태어나서 처음 미국 유학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삼일째 되는 날부터 나는 호비 문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정말 새로 접하는 모든것을 내 머리로 내 가슴으로 하나하나 쉬지 않고

받아들이기 시잘했다.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정말 호비캠프는 내 인생의 값진 경험중의 하나임이 분명하고,

그 누구라고 해도, 비용이 만만찮아 보인다고 해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이 호비 WLC 캠프라고 지금 그 대장정을

끝마치고 온 한 사람으로써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영어를 잘 하면, 호비캠프를 최대한 빨리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보다 100배 이상으로 호비 캠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보다 100배 이상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열흘간의 호비 캠프를 회고하면서 느끼는 심정이다.

그러니, 4기 5기 참가자들도, 영어를 못한다고 호비캠프를 안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인생에서 값진 배움을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호비캠프에서 배운것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인간의 의사소통의 45%는 언어 외의 수단 45%는 듣기 그리고 나머지 10% 만이

직접 말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영어 실력은, 처음에 얼마나 빨리 적응 하느냐, 조금 더 제대로 즐기냐의

문제일 뿐이지,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 내가 느꼈던 언어 장벽에 대한 회의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차 사라졌다.

 

두번째로 내가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자유롭고 개방된 이성관계,

내가 처음 우리 조에 소개되던 날, 우리 조 여자애가 인사를 하더니 갑자기 껴안는 것이었다.

비록 우리조에서 가장 예뻤던 애 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면으로 상당히 보수적인 가치관은 갖고 있던 나는, 본능적으로 그 여자애를 밀어냈고,

이미 아차 싶었지만, 물은 엎어진 뒤였다.

나는 내 소개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조애들한테 점수따기는 글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성이 아니면, 신체접촉을 허용하지 않고, 그것은 호비캠프가 끝날때까지도,

내가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와서 내가 조금만 더 유연하게 그 문화에 적응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

오랜 속담이다, 하지만 언제나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 문화는 유교적이고 이성관계에 관해서 아직 우리세대까지는 보수적이다.

하지만, 호비캠프에 가서 처음보는 여자 또는 남자가 껴안더라도 놀라지 마라.

어쩌면, 내가 그런쪽의 가치관이 까다롭고 보수적이라서 다른사람에게는 좀 과장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은 며칠뒤에는 그런 문화에 적응했고, 신체접촉을 통해 더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있을 내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비록 나는, 내 신념을 꺾기 싫어서 적응하지 못했지만,

미국 가서 껴안아라.

호비 허그(HOBY HUG) 라는 구절이 있다

호비 캠프 참가자들끼리 서로 껴안으라는 뜻이다. 이것은 호비 캠프의 규율이고

나같은 사람이 아니면 거의 대부분이 편하고 가볍게 받아들인다.

예쁜 여자애들이랑 손잡고 다니고 어깨에 손 올리고 다니고 팔짱끼고 다니고 해도 된다.

그런것이 허용되는 것이 호비캠프 문화이다 비록 이것이 미국 전체의 문화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혹, 내말에 혹해서 호비캠프를 가려는 남자애들도 만만찮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호비 캠프 가려고 해도 나는 만류하지 않겠다. 그것도 나름대로 경험이니까,^^

하지만 한가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애가 포옹을 하려해도 싫은 티 내지말고

다 받아줘라, 괜히 여자애 한명한테 미움 받으면, 소문이 돌고 돌고 한없이 와전되서

귀찮아 질지도 모르니까,

직접 경험한 피해자 입장으로써 하는 말이니 잘 들어둬라ㅋ

여하튼, 그런 쪽으로 환상을 품고 간다면 그 것은 호비캠프에 도착해서부터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그만큼 개방되어 있고, 그만큼 그런 문화를 즐길 수 있게 적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내가 열흘간 살면서 깨달은 것인데, 본질적으로 모든 인간은 같다.

호비캠프에 가면 여실히 느낄 것이다. 태초에 말이 나오기 전에 인간이 존재했고,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언어 앞에 존재한다.

비록 미국이 개인주의 적이라는 등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말은 많지만,

그것은 호비캠프에 참가하기 시작할때부터, 전혀 느낄수 없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동떨어진 문제가 된다. 소중한 경험들을 통해 국가와 언어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문화 차별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나는 약간의 역차별전인 면을 느꼈다. 호비캠프에서의 미국애들은 그만큼 외국인들을

존중해준다.

한 일화를 들면, 우리조는 14명 중 내가 한국, 한명이 대만, 한명이 독일, 한명이 캐나다

그리고 나머지 10명은 미국인들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조에 있던 대만 여자아이가 중국 얘기를 하다가 울기 시작했다.

대만 사람들이 얼마나 중국을 혐오하는지, 나는 그때 처음 알게 되었고, 중국을

좋게보고 있던 나는 당황했다. 아니, 나때문이 아니고, 그 애의 말에 대한 외국애들의

반응에 대해 걱정하고 나는 주변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외국애들은 아직 얼마 친해지지도 않은 대만 아이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옆에 있던 아이는 그 대만아이를 껴안아주었으며

심지어 한명은 같이 울기까지 했다.

이것은 단순히 다른 문화에 대해 예의때문에 격식을 차리는 수준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타 문화에 대한 존경과 수용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그 미국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가 그 대만에 입장이었더라도 똑같이 대해줬을 것이 분명하기에,

 

주저리 주저리 알맹이 없는 말들만 늘어쓴 것 같다.

나에게 본질만 짧고 명확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도 내가 느낀 이 두서없이 장황한 이 글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매년 있을 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됬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5년 HOBY WLC 한국대표단 리더 배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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